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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스토리
66년 전의 경기도 가평은 피로 물든 전선이었습니다. 1951년 4월 23일, 6·25전쟁이 한창이던 당시의 이곳에서 영연방 27여단 소속 병사 약 2000명은 1만여명의 중공군과 맞섰습니다. 3일간의 혈투, 결과는 캐나다를 비롯해 영국, 호주, 뉴질랜드로 구성된 영연방군의 승리였습니다. 캐나다의 프린세스 패트리샤 2대대는 가평 남쪽 677고지를 사수했습니다. 물론 희생은 있었습니다. 캐나다군은 10명이 숨졌고 24명이 다쳤습니다. 한국전 참전용사로 현재는 조지더비센터 이사로 활동 중인 프랭크 스미스(Smyth)씨는“3년 전 아내와 함께 한국 부산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며 “그곳의 한국인들은 우리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미스씨의 방문지였던 부산 유엔기념공원에는 6·25전쟁 당시 ..
상당수의 의사들이 이른바 '문재인 케어'의 전면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문재인 케어는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의 단계별로 축소 또는 폐지를 목표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입니다. 현 비급여 항목에는 초음파, MRI, 2인병실 입원료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다시 말해 문재인 케어가 완료되면 MRI 등과 관련된 환자들의 부담이 대폭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정부는 공약 이행을 위해 2022년까지 30조6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문재인 케어가 '생색내기 의료 정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해당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까지 열었습니다. 이필수 비대위 위원장은 "문재인 케어는 건강보험 재정 확보 방안이 없는 선심성 정책"이라고 평가..
한국교원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 경재복 교수가 YTN라디오에 출연해 이른바 '액상화 현상'에 대해 언급한 이후,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을 둘러싼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액상화는 한마디로 '지층 전체가 흐물흐물해지는 현상'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경 교수는 동 방송을 통해 "퇴적층 안에는 지하수가 입자와 입자가 견고히 결합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지진이 발생하면 이 물이 모래층 입자를 흔들어버리기 때문에 지층 강도가 뚝 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흐물흐물한 지층 위에 서 있는 건물이 추가 지진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포항 지진 액상화 현상은 어디까지 영향을 미쳤을까요? 경 교수는 진앙지를 중심으로 2~3km 반경..
로또, 요즘 세상을 대표하는 '희망 고문' 중 하나지요. 이 고문(?)을 즐기기에 한국은 그리 편리한 장소는 아닌 듯 보입니다. 캐나다와 비교할 때 로또 판매점이 많지 않으니까요. 캐나다에서는 거의 모든 편의점과 주유소에서 복권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 종류도 무척 다양한데, 로또649와 로또맥스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649는 일주일에 두번 추첨을 하고, 맥스는 한번 추첨을 하는데, 최고 당첨금이 수천만달러를 넘어설 때가 많습니다. 로또 구입자 중 누군가는 인생 역전에 성공한다는 얘기겠지요. 649나 맥스를 살 때 엑스트라(한 게임에 1달러)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엑스트라는 네 개 번호를 맞추는 건데, 실제 네 개 번호를 맞추게 되면 50만달러를 받게 됩니다. BC주에서 미니딥을 구입하면, 6..
코퀴틀람 라파지 레이크. 프랑스계 레미콘 기업이 만든 인공호수입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긴 하지만, 이 호수 주변을 걷다 보면 캐나다에 살고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호수에서는 공공 기관에서 방류한 송어떼들이 있어, 간단한 면허만 취득하면 누구나 낚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글, 사진_마이밴
산책과 어울리는 길을 따로 정해 두는 것은 인생을 참 심심하게 만들 것 같다. 미리 그려놓은 지도에만 매달리다 보면, 낯익은 것들 사이에서 낯선 풍경을 찾아낼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이다. 흔히들 추천할 만한 산책 코스로 이름난 공원이나 숲 등을 꼽곤 한다. 물론 그 산책길이 사랑받는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기만 한 도시는 사람들의 이런 편향된 태도가 야속하기만 하다. 고층빌딩이 촘촘히 서 있는 서울 도심에 ‘덕수궁 돌담길’이 버티고 있듯, 인사동에서는 녹차 한 잔 혹은 낮술 한 잔에 행복해질 수 있듯, 밴쿠버 다운타운에도 흥미진진한 구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도시의 연관 검색어로 주차문제, 상대적으로 높은 범죄율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다운타운 또한 나름 훌..
법륜스님은 밴쿠버를 자주 찾는 한국의 종교인 중 한 명입니다. 다음은 지난 2012년 개그맨 김제동씨와 밴쿠버에서 함께 진행했던 토크쇼의 내용입니다 스님과 방송인.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대중의 사랑 없이는 돋보일 수 없는 연예인과 수도승과의 조합은 왠지 뭔가 어색해 보인다. 양복을 차려 입었는데 갓을 써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무대 위 두 사람 사이에서는 서먹함 같은 것이 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서수남과 하청일, 혹은 뚱땡이와 홀쭉이처럼 오랜 시간 입을 맞춰 온 콤비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화음을 두 사람은 밴쿠버 한인사회에 선물했다. 7일 저녁 써리 메시 극장에서 ‘청춘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4시간 넘게 이어진 법륜 스님과 방송인 김제동씨의 이야기 중 일부를 편집한 후 지면에 담았..
로열은행(RBC)이 후원하고 잡지 ‘캐네디언 이미그런트’가 주관한 ‘최고의 이민자 25인’에 한인 1명이 이름을 올렸다. 주인공은 한스 정(정환석)씨로, 현재 캐나다군에서 준장으로 복무 중이다. 소수민족 출신이 장성으로 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주목받을만한 인물이다. 정 준장은 11세 때 한국을 떠나 캐나다에 정착했다. 토론토대학 의대를 졸업했으며, 1981년 군에 입대해 군의관 등으로 활동하게 된다. 91년 걸프전 때는 수석 의무장교로 참전했다. 93년 귀국 후부터 그는 끊임없이 ‘자기계발’에 매달렸다. 오타와에서 프랑스어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한편 2005년에는 로열 로드 대학에서 리더십 과정 석사 학위를 받았다. 캐나다 사관학교에서는 국가 안보학을 전공하기도 했다. 군에서 탄탄대로를 달려..
밴쿠버에서는 중고 거래가 일반화되어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오래된 물건, 혹은 자신에게 더 이상 쓸모없게 된 물건 등이 '야드 세일' 또는 '가라지 세일'이라는 이름으로 거래되곤 하지요. 한마디로 누군가에게는 싫증난 물건, 하지만 내게는 필요한 물건을 이 야드 세일에서 살 수 있다는 얘기죠. 중고 물품을 사게 된다는 건데, 손때 탄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숨은 보석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누군가는 진짜 보물을 채굴(?)하기도 했지요. 지난 2012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야드세일에서 헐값에 구입한 그림이 사실은 캐나다를 대표하는 작가의 숨은 작품이었다면? 약 한 달 전, 철없는 사람의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얘기가 실제로 일어나 화랑가를 술렁이게 했습니다. 그림은 20세기..
아름다움에 순위를 정하는 건 참 애매하면서도 때로는 무의미해 보인다. 왜냐하면 ‘미’(美)라는 것은 초시계나 저울 등으로 계량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3류영화’가 누군가에게는 평생 동안 기억되는 명작으로 남는 경우도 흔하다. 물론 누구나 공감하고 찬사를 보내는 ‘고전’은 존재한다. 풍광의 범주에서 볼 때, 로키산맥이 품은 ‘레이크 루이스’도 그런 걸작 중 하나일 것이다. 좀 과장해서 얘기하자면, 빙하를 배경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그 물빛에 반하지 않는 사람과 친구가 된다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아름다움과 직면했을 때, 사람들은 ‘예의’를 지키려고 그러는지 손쉽게 순위놀이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식의 얘기를 풀어 놓는다. “레이크 루이스, 지금부터 당신의 또 다른 이름은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