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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스토리
밴쿠버 바다는 다소 밋밋한 면이 있다. 바다 냄새는 서툰 바리스타가 만든 아메리카노처럼 연할 때가 많고, 바람도 콧등을 살짝 간지럽히고 스치는 수준이다. 거의 예외 없이, 파도는 잔잔하다. 혹자에 따르면 밴쿠버아일랜드가 거대한 방파제처럼 밴쿠버 앞바다를 끌어안고 있는 탓이다. 이처럼 호수를 닮은 바다도 나쁘지 않다. 바닷가는 훌륭한 산책로가 되어 주고, 그 길 위의 벤치에 앉아 커피 한 잔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더 우렁찬 바다의 소리를 귀 기울이고 싶다면, 떠나야 한다. 밴쿠버아일랜드의 반짝이는 보석 토피노로. 나나이모, 달콤한 도시 웨스트밴쿠버 호슈베이 선착장에서 훼리를 타고 나나이모에 내린다. 밴쿠버아일랜드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이 도시, 나나이모가 토피노 여행자들이 거쳐야 할 첫 번째 ..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칭송받는 밴쿠버. 이 같은 명성 때문인지 매년 수만 명의 이민자가 새 삶의 터전으로 밴쿠버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물론 관광객도 많지요. 서늘한 우기가 끝나고 햇살의 따스함이 느껴지면 거리는 전세계에서 온 여행자들로 붐빕니다. 이들에게 밴쿠버 관광청이 ‘밴쿠버에서 공짜로 즐길 수 있는 25가지 것들’을 제안했습니다. 지금부터 밴생닷넷이 소개하겠습니다. 즐거운 밴쿠버 생활, 따뜻한 네트워크 밴생닷넷 vansang.net 1.그랜빌아일랜드 가기 그랜빌아일랜드는 한인들 사이에서 밴쿠버의 인사동 쯤으로 통합니다. 한때는 산업 지구였지만 지금은 꽤 이름난 레스토랑부터 공예품 전시장까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풍만합니다. 양조장에서 신선한 맥주 한 잔 즐기는 것도 이곳..
아름다움은 계량화하기 어렵다. 따라서 순위를 매기는 게 무의미할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부 캐나다 최고의 여행지를 꼽자면, ‘이곳’을 해당 리스트 맨 윗줄에 올려놓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곳은 ‘조물주가 빚은 걸작’이라고 칭송받는 로키다. “투어 상품 VS 자동차 여행, 선택은?” 남다른 유명세 때문인지 새 이민자나 유학생, 혹은 캐나다 여행자의 상당수는 마치 통과의례처럼 로키로 향하곤 한다. 어떤이는 여행사 단체 관광 상품을 통해 로키와 만나고, 또 다른 어떤이는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통해 로키와 영접한다. 여행사 상품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로키 자체의 웅장함 덕분인지 만족도는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굳이 비교하자면 단체 관광은 극장의 안락한 의자에 앉아 흥미진진한 영화 ..
밴쿠버는 강태공들에겐 천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규정을 어기면 큰 낭패를 당하게 됩니다. 특히 반복적으로 법을 어기다 적발되면 어마어마한 벌금을 내야 할 뿐 아니라 감옥 신세까지 질 수 있습니다. 다음은 지난해 벌어진 일입니다. 불법 어업을 일삼아 온 사람에게 법원이 21일간의 금고형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법규 위반자에게는 통상 벌금 고지서가 발부돼 왔다는 점을 비춰볼 때 이번 법원 판결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10만달러 상당의 불법 어획물을 판매하다 적발된 피고인이 집행유예 조건까지 어기자 법원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캐나다 어업 해양부(DFO)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철장 신세를 지게 된 장본인은 스코트 스티어(Steer)씨로 지난해 4월 10일 BC주 해상에서..
오랫만에 산방산 탄산온천에 다녀왔습니다. 탄산욕을 즐길 수 있다는 다소 이색적인 이유 하나만으로, 이 온천은 첫선을 보인 당시부터 입소문을 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아니 이미 오래 전에 제주 여행자들의 필수 방문코스로 자리매김했죠. 저는 탄산온천이 문을 열었을 당시를 생생히 기억합니다. 탄산욕이 몸에 좋다는 얘기에 제주 곳곳의 사람들이 모슬포에서 중문 방향에 서 있는 이 온천을 찾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탄산수가 눈을 맑게 해준다며 눈을 뜬 채로 욕탕에 잠수한 사람들이 더러 있었는데, 이 맹신 탓에 제주도내 안과 대기 시간이 부쩍 길어졌다는 전설이 있기도 했습니다. 당시 탄산온천은 꽤 신기한 방식으로 운영됐더랬습니다. 음양의 조화를 앞세워, 일주일마다 남탕과 여탕을 바꾸어 사용했으니까요. 이 탓에 무심코..
아침 하늘을 맞이하는 제주의 땅입니다. 바람도 많고, 여름에는 견디기 힘들 정도로 습한데다, 사람들도 때론 상상 이상으로 무뚝뚝해서 불쾌지수가 저절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풍경을 보면 저절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산과 바다를 고루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제주는 캐나다 밴쿠버와도 참 많이 닮았습니다.
우디 앨런이 30여년 전에 만든 흑백영화 ‘맨하탄’ 속으로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뉴욕과 만나게 된다. 감독이 흑백 필름 위에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새겨 놓은 도시 뉴욕은 삭막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포근한 느낌이다. 밴쿠버 다운타운도, 비록 그 규모는 소박하지만, 그 도시의 속살을 들춰보면 마음에 품고 싶은 곳이 한둘이 아니다. 개스타운에서는 증기시계의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고, 랍슨가의 세련된 상점들에게도 쉽게 눈길이 간다. 컨벤션 센터 인근 또한 걷기에는 그만이다. 고층 빌딩으로 둘러싸인 웨스트 조지아가 위에서도 도시만의 기운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서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원시림을 품고 있는 스탠리파크와 마주치게 된다. 각각의 매력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소개할 계획이다. 도시의 속살을..
유년 시절을 한국에서 보낸 이민자라면 동네 ‘뒷동산’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을지 모른다. 뒷동산의 짧은 등산로는 대개 약수터와 이어졌다. 비록 아담한 동산이지만, 산은 그 자체로 거대한 정수기 같은 존재라서 사람들은 별 의심없이 약숫물을 가족과 공유하곤 했다. 가끔 그 공간이 동네 ‘무서운 형님들’의 아지트가 되기도 했지만, 동산은 왠지 꽤 포근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밴쿠버에서도 산의 포근함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나무로 둘러싸인 산길을 천천히 걸으며 숲의 입김을 느끼다 보면 저절로 행복해진다. 길가의 풀잎 또한 때로는 정겹고, 발바닥에 느껴지는 자그마한 돌멩이도 하찮게 느껴지지 않는다. 노스 밴쿠버의 자랑인 ‘린 캐년 공원’에서도 뒷동산의 포근함을 고스란히 챙기게 된다. 공원의 적지 않은 몸집..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밴쿠버의 사진을 보여주면 반응이 한결 같다. 사람마다 표현은 달리 해도 내용은 단 하나, ‘부럽다’는 것이다. 어떤이는 한술 더 떠서 밴쿠버를 ‘천국’이라고 칭송한다. 밴쿠버 역시 살아가는 고민들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천사들이 사는 도시라고 부르기에는 살짝 낯간지러운데도 말이다. 캐나다도 정치권발 추문에 가끔 시달리고 청년 실업문제도 만만치 않다. 밴쿠버의 경우 평범한 월금쟁이가 넘보기에는 집값 수준 또한 버거운 편이다. 서부 개척 시대도 아닌데 총격사건 소식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한국의 지인들에게 편지를 쓴다. “이곳도 말이지, 사람 사는 곳이야. 삶의 공간을 옮겼다고 해서 저절로 행복해 지는 일은 없다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지인들에게 밴쿠버는 ..
산뜻한 경험은 ‘일상으로의 탈출’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매일같이 보는 풍경, 그 속살을 살짝 들춰 보면 일상에 가려진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과 만나게 된다. 굳이 보석에 가격을 매기자면, 밴쿠버에서 가장 값져 보이는 것은 바삐 움직이는 차량 안에서 숱하게 흘려 보냈던 산책로다. 비싼 보석이지만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내 소유로 만들 수 있다. 운동화끈을 질끈 매고 산책로에 첫 발을 내딛기만 하면 된다. “빗방울 머금은 공기, 최고의 천연 수분팩” 첫번째 산책로는 버나비에 위치한 ‘디어 레이크 파크’다. 물론 그 인근에 사시는 분들에겐 다소 허탈한 첫 등장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슬리퍼를 질질 끌고 동네 호프집을 들락거리던 형님이 알고 보니 사인 한 장 부탁해야 할 것 같은 꽤 유명한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