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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스토리
대부분의 새 이민자들은 ‘언어 장벽’을 취업의 최대 걸림돌로 꼽는다. 물론 맞는 얘기다. 하지만 직장을 잡기 위해 넘어야 하는 산은 비단 언어뿐만이 아니다. 의사소통에 어느 정도 자신이 붙은 후에는 ‘경력 및 인맥 부재’라는 또 하나의 험준한 산을 만나게 된다. 주변에 아는 사람 하나 심어놓지 않는다면, 자신의 실력과 상관없이 직장을 잡을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2001년 이민 온 배일남씨는 캐나다의 취업 관문이 얼마나 두터운지 몸소 보여준다. “한국에 있을 때는 아시아나 항공 전산실에서 일했습니다. 이민 후에도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최종 면접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셨지요. 이곳에서 취직하려면 실력만큼이나 인맥도 무척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일단은 하고 싶은 일보다..
국민의당 소속 이언주 의원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막말' 때문인데요. 유권자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이언주 의원의 평소 생각을 엿볼 수 있게 된 '사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9일 SBS는 "이언주 의언이 지난달 29일 파업에 나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미친놈들', 급식 조리부 소속 직원들을 '그냥 밥하는 아줌마'라고 표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동 방송은 또한 이 의원이 "조라시라는 게 별 게 아니다. 조금만 교육시키면 되는 건데, 밥하는 아줌마들이 왜 정규직이 되어야 하는 거냐"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이번 '막말'만 놓고 본다면, 이언주 의원의 사고 방식은 봉건제 시대 권력자와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써리에 위치한 믿음교회는 마치 ‘작은 캐나다’처럼 보인다. 영어 예배가 주축이긴 하지만, 교회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남미 출신의 이민자까지 감싸 안는다. 신자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예배를 드리고, 교회라는 큰 틀 안에서 복합 문화 주의를 경험한다. 김광수 목사가 바로 이 ‘작은 캐나다’를 이끄는 주인공이다. 각기 다른 문화권 출신들을 아우른다는 것이, 담임목사로서 가끔 힘에 부치기도 한다. 그러나 김 목사는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먼 이국 땅 캐나다에서 자신의 소명을 발견했다는 것이 무엇보다 그를 행복하게 한다. 내년이면 이민 온 지 어느새 35년째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고 그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대 후반의 청년은 머리가 희끗희끗해졌고, 손자의 재롱을 즐길 나이가 되었..
관광 도시답게 밴쿠버에는 크고 작은 호텔이 즐비하다. 호텔관련 교육기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공부를 마쳤다고 해도, 원하는 일자리를 꿰차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이른바 ‘호텔리어’가 된 후에도, 자기계발은 끊임없이 요구된다. 소피아 양(양효선)씨는 이 모든 과정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써리 쉐라톤 호텔에서 세일즈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당당한 호텔리어’다. 화려한 호텔, 바닥부터 일할 각오 있어야호텔이 지닌 화려한 이미지 탓에 호텔리어를 꿈꾸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직업 선택의 기준을 오직 화려함에만 맞춘 이들과 호텔은 결코 어울릴 수 없다. 호텔에서 일하고자 하는 이들은 관련 교육기관이나 근무조건 등을 알아보기 이전에, 먼저 ‘자신의 적성’에 솔직해질 필요..
지난 해 시민권을 취득한 장모씨는 얼마 전 한국을 찾았다가 ‘곤혹스런 경험’을 했다. 장씨가 입국할 때 사용한 한국여권이 문제가 된 것이다. 법무부 출입국 담당자 직원은 ‘외국인인 장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부과했다. 장씨는 “나는 호적도 정리하지 않은 한국사람이다. 한국사람이 한국여권 사용한 게 무슨 문제가 되나, 같은 민족한테 너무 야속한 것 아니냐”며 항변했지만, 출입국 직원은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장씨는 결국, 국적법에 대한 자신의 무지를 탓해야 했다. 시민권 취득과 동시에 한국 국적 자동 상실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정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다. 시민권 취득과 동시에 한국국적은 ‘신고 여부와 상관없이’ 상실되고, 한국 국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법적 혜택도 사라진다...
“의사결정권은 자녀에게, 부모는 ‘돕는 역할’에 만족하라” “내 아이는 내가 제일 잘 알지!”식의 철썩 같은 부모의 믿음이, 자녀가 숨겨둔 생각지도 못했던 ‘도끼’에 일격을 당하는 걸 우리는 종종 목격하곤 한다. 자녀의 뜻밖의 모습은 부모를 감동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몰라도 될 인생의 쓰디쓴 맛을 알게 해 준다. 연우 심리상담소 박혜원 소장은 “부모는 자신의 방식으로만, 다시 말해 습관적이고 틀에 박힌 방식으로만 자녀를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부모가 발견한 자녀의 ‘새로운 면’은, 결코 ‘새로운 사실’은 될 수 없다. 부모의 ‘자녀 제대로 알기’ 작업은 자녀의 행복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부모가 지닌 세속적 잣대 안에서만 자녀를 바라보고 훈육하다 보면, 자녀의 숨겨진 가능성이 세상 밖으..
시험을 망쳐서 잔뜩 풀이 죽은 아이에게, 부모는 어떤 얘기를 해줄 수 있을까? “괜찮아, 다음에 잘 보면 되잖니” “뭐야!. 이것도 점수라고 받아온 거야?” “실수가 많았구나. 다음부터는 좀 더 치밀하게 준비하도록 하자” 등등 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조언(?)은 다양하다. 부모들은 자녀를 위로할 수 있고, 충고할 수 있고, 왜 그런 성적이 나왔는지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자녀를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할 수 있고, 속상한 마음에 비난과 욕설까지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녀의 감정 자체를 헤아리지 못한다면, 이 모든 종류의 말들이 정작 큰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자녀의 감정 먼저 헤아릴 것감정을 헤아린다는 것은 자녀의 얘기를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첫 단계다. 부모교육 전문가 이재경씨는 “잘 들을 수..
밴쿠버에 사는 한인이라면, 본국의 이민 희망자 혹은 조기유학을 준비 중인 지인들로부터 생활비에 대한 질문을 한두 번 정도는 받아 보았을 것이다. 요즘처럼 환율이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게 되면, 생활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증폭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거기선 한 달에 얼마면 먹고 사니?”라는 질문에 답한다는 건 꽤 까다로운 일일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명쾌하게 하나의 숫자를 제시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거나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적어도 생활비에 한해서는 각종 통계 조사도 종종 가치를 잃는다. 생활비는 개개인의 성향, 라이프 스타일, 돈에 대한 가치 등에 따라 달라진다. 차가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과 8기통 이상의 차량만 선호하는 사람의 생활비가 같을 수는 없다. 이슬만 먹어도 살 수..
자녀가 학교에서 교사로부터 차별대우나 체벌을 받게 될 경우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새 이민자나 조기 유학생 부모들에게 이 질문은 무척 까다로워 보일 것이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한국과 사뭇 다른 캐나다 교육제도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혜원 임상심리 전문가는 “캐나다에서도 교사의 체벌은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학생이 체벌로 인해 수치심이나 죄책감을 느꼈다면 언제든지 교사에게 항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단, 효과적으로 항의하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그리고 이 원칙 속엔 한국과 다른 캐나다의 문화가 담겨 있다. 박혜원씨는 우선 “무턱대고 교사의 잘못부터 지적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캐나다인은 외부 사람보다는 자신의 조직을, 자신의 조직 내 사람을 먼저 챙기는 ..
초산 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고령 초산’이 아이 건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하지만 캐나다 통계청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령 초산이 아이 건강 상태 등에 야기할 수 있는 문제점은 그리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로부터 태어난 아이들과 25세에서 29세 사이의 산모로부터 태어난 아이들을 비교했을 때, 이 두 그룹은 건강, 행동, 인지 발달 면에서 몇 가지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 별 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1998년부터 2005년에 태어난 아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아이와는 달리 고령 초산 산모(35세 이상)들은 25세에서 29세 사이에 첫 아이를 낳은 산모에 비해 출산 관련 위험도가 비교적 높은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