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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호텔리어 되기, 호텔 취업하기 위해서는?

Myvan 2017. 7. 11. 05:09

관광 도시답게 밴쿠버에는 크고 작은 호텔이 즐비하다. 호텔관련 교육기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공부를 마쳤다고 해도, 원하는 일자리를 꿰차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이른바 ‘호텔리어’가 된 후에도, 자기계발은 끊임없이 요구된다.


소피아 양(양효선)씨는 이 모든 과정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써리 쉐라톤 호텔에서 세일즈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당당한 호텔리어’다.




화려한 호텔, 바닥부터 일할 각오 있어야

호텔이 지닌 화려한 이미지 탓에 호텔리어를 꿈꾸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직업 선택의 기준을 오직 화려함에만 맞춘 이들과 호텔은 결코 어울릴 수 없다. 호텔에서 일하고자 하는 이들은 관련 교육기관이나 근무조건 등을 알아보기 이전에, 먼저 ‘자신의 적성’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대접받기 좋아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남에게 즐거움을 주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인지를. 쉐라톤 호텔 세일즈 매니저 소피아 양씨는 후자를 택했다.

“예전에, 그러니까 아마 열아홉 살 때였을 겁니다. 그때 ‘투어리즘 밴쿠버’에서 일하고 있는 언니를 따라서 호텔에 갈 일이 생겼는데, 그곳에서 어떤 편안함 같은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조금은 막연하지만 호텔에서 일해야겠다는 꿈을 키웠던 것 같아요.”


소피아씨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어린 시절부터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이 즐거웠으며, 물 한 잔을 따라주면서도 저절로 기분이 유쾌해지곤 했다. 만약 호텔리어가 되기 위한 적성 테스트가 존재한다면, 소피아씨는 그 테스트를 1등으로 통과했을 것이다.


“열아홉 살 때,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저 사람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자신감도 제게는 큰 자산이 된 것 같습니다.”



명성보다는 실습이 강한 학교를 선택하라

학교의 명성이나 간판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물론 명문학교 졸업장이 호텔 입사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오히려 ‘실질적 공부’가 호텔 업계에서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다. 따라서 학교를 선택할 때에는, 교수진이 현재 활동 중인 호텔리어인지, 실습 과정 등은 잘 마련되어 있는지 체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 때우기 식의 형식적인 실습은 실제 구직활동 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소피아 양씨는 호텔리어에게 꼭 필요한 공부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투자했다. 


“BCIT에서 2년간 마케팅 투어리즘을 전공했는데, 제게는 한국의 대입 수험생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교수님은 특급호텔 부사장이셨는데, 끊임없이 과제를 내주시는 걸로 유명했죠. 프레젠테이션, 소기업 리서치, 호텔 관계자 인터뷰까지, 모두 실제 직업생활에 유용한 과정이었던 거로 기억해요.”



아르바이트도 일과 관련 있는 것을 해야

10개 가량의 과목을 들으면서도, 소피아씨는 아르바이트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용돈 정도는 스스로 해결하자는 생각도 있었지만, 졸업 후 취직을 위해서도 아르바이트는 꼭 필요했다. 바로 캐나다의 직업 문화 때문이다.


캐나다의 고용주는 경력자를 전적으로 선호한다. 남다른 학력을 뽐내는 사람도 관련 경력이 없다면, 취직은 힘들다. 그래서 다들 ‘첫 번째 경력’을 쌓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첫 번째 단추를 제대로 채우면, 고용주나 상사로부터 추천서도 챙길 수 있다. 이 추천서는 직장 경력과 함께 취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아르바이트는, 당연한 얘기일 수 있겠지만, 자신이 진출하고 싶은 분야와 관련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호텔 업계는 레스토랑에서 일한 경력을 높게 평가한다. 소피아씨도 이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물 따르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테이블 셋팅을 배웠지요. 호텔에서 파티가 있는 날에는, 새벽 2시까지 일해야 했지요. 어떻게 보면 사소한 일일 수 있지만, 호텔 업무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요.”

새벽 2시, 몸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 시간에 귀가해도, 전공 서적은 놓지 않았다. 꽤 빡빡한 대학생활이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단순 명료하다.


“일을 하고, 공부를 하면서 제 꿈과 점점 가까워진다는 걸 느낄 수 있었거든요.”



취업은 장기전, 인내력은 필수

취업은 장기전이다. 단기에 승부를 매듭짓겠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더 큰 좌절감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새 이민자의 경우, 취직은 더욱 힘들다. 캐나다 내 신용이나 직장경력도 없을 뿐더러 추천서를 얻는 것도 요원하기 때문이다. “어느 회사에 자리 났더라”고 얘기해주는 고마운 인맥도 있을 리 없다. 하지만 장기전이라고 생각하면, 초반의 작은 실패를 자양분으로 삼을 수도 있다.


새 이민자뿐 아니라, 캐나다에서 교육을 받은 소피아씨나 혹은 캐나다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들에게도 ‘원하는 곳에서 일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소피아씨의 선택도 바로 장기전이었다.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은, 적어도 제 구직스토리 안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직장을 잡거나 혹은 직장을 옮길 때마다, 항상 3개월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구직활동 중에는 거의 실시간으로 인터넷이나 신문 구인광고란을 체크했고, 학교나 각 기관이 주최하는 구인 세미나에도 꼬박꼬박 참석했습니다.”


직접 호텔에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현재 사람을 뽑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한국의 인사 담당자는 소피아씨의 그런 행동을 다소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캐나다에서는 구직자들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인원이 대량으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캐나다의 고용주들은 대개 현재 직원들의 추천을 통해서 사람을 뽑는 경향이 있어요. 자신이 예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람에게도 물론 일할 의향을 묻기도 하죠. 그만큼, 인맥이 없는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칠 수밖에 없는 구직기회가 많을 수밖에 없지요. 캐나다에서는 누군가를 알고 있다는 것이 어찌 보면 큰 능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인맥이 없는 사람들은 회사의 인사 담당자나 고용주에게 자신을 알리는, ‘뻔뻔한 작업’이 필요한 겁니다.”  


어찌 보면 캐나다의 인맥관리는 한국에서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인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포지션을 소화해낼 자질이 없다면, ‘영양가 없는 인맥’일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은 인터뷰에 달려 있다

이력서를 보낸 후 기다렸던 ‘면접 기회’를 잡았다면, 그때부터는 보다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소피아 양씨가 보기에 호텔 인사 담당자에게 보낸 이력서는 그냥 종이 한 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구직활동의 모든 것은 결국 인터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떨면 안돼요. 밝게 웃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이게 바로 기본이에요.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포장하면서도, 항상 솔직한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자신이 조직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원하는 회사에 대해서도 꼼꼼히 조사해야 한다. 언제 호텔이 설립됐고 직원은 몇 명인지, 방은 몇 개인지, 숙박료는 얼마인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어떤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지, 어떤 사람이 주요 고객인지, 호텔의 장점은 무엇인지, 또 단점은 무엇인지, 어떤 부대시설이 있는지 등등 챙겨야 할 ‘배경지식’은 한둘이 아니다.


“긴급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물어볼 수 있어요. 이를테면 이런 거죠. 밤 10시에 화장실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이 접수됐다. 당신은 지금 혼자 프론트 데스크를 지키고 있다. 고객의 불만을 처리하려면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비워야 한다. 이때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질문의 정답이요? 글쎄요, 확실한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호텔 인터뷰에서는 구직자의 ‘판단력’을 평가하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는 거죠.”


소피아씨는 인터뷰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도 절대 낙담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바닥부터 시작할 자세가 있다면, 기회는 언제든지 잡을 수 있다”는 게 바로 그녀의 생각이다.


*이 인터뷰는 2008년 11월 10일에 작성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