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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스토리
데이케어 교사가 되는 길은 꽤 만만해 보인다.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비교적 짧은 데다, 일자리 정보도 쉽게 접할 수 있어서다. 결론부터 미리 말하면 이런 생각이 크게 틀린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마음 푹 놓고 이 직업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은 좀 무모한 구석이 있다. 정작 어려운 문제는 교사가 되기 전보다는 ‘선생님’이라고 불린 이후에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직업세계에 계속해서 탑승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자격증 뿐 아니라 몇 가지 패스가 더 필요하다. 현재 데이케어 교사로 일하고 있는 최우정씨를 통해 이 직업의 속모습을 들여다 보았다. 최우정씨가 데이케어 교사-정식 명칭은 유아 교육자(Early Childhood Educator)-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
처음 밴쿠버 땅을 밟았을 때만 해도, 취직부터 그 모든 것이 순조로울 거라 믿었다. 내가 가진 이력만 내밀어도, 상대방은 황송한 듯 ‘웰컴 인사’를 건넬 줄 알았다. 하지만 이민을 결심한 후에도 밴쿠버가 캐나다 어디에 있는지초자 몰랐던 나에게 현실은 달랐다. 초기 정착자금이 하는 일도 없이 조금씩 빠져나갈 때마다 느끼는 불안감, 나는 짧게 절망했다. 이렇게 보낸 시간이 약 1년. 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결심했다. 그리고 지금은 짐 패터슨 외래 진료센터(Jim Patterson Outpatient Care and Surgery Centre)에서 정간호사(RN)로 당당히 일하고 있다. 나의 이름은 성영주다. “나의 시행착오, 누군가 미리 알려줬더라면…”얼마 전 밴쿠버에는 또 다른 한인단체가 새로 생겨..
‘직업 시장’에서 전문직의 주가는 늘 평균을 상회한다. 특히 경기가 좋지 않을 시기에는 매번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무엇보다 해고의 걱정이 덜하다는 점, 설령 직장을 잃는다 해도 자신만의 사업을 비교적 순탄하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전문직종의 매력이다. 멋 부리지 않고 좀 더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전문직은 가장의 책무를 다하게 도와주는 일종의 보증수표 같은 존재다. 일반 직장인의 자리가 얼마나 위태위태한지를 그 동안의 학습효과를 통해 터득한 사람일수록 전문직을 갈망하는 농도가 더욱 짙을 수밖에 없다. 자신이 그 갈망을 현실화하지 못했을 경우, 자녀에게 꿈을 대물려 주기도 한다. 뿌리가 깊지 못한, 그래서 직장잡기가 버거운 이민사회에서 이런 현상을 목격하는 것은 더욱 쉬운 일이다. 뿌..
주변을 둘러보면 공부 꽤나 한다는 한인 학생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내로라하는 명문대학에 입학한 학생도 흔하다. 그런데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두고서도 일부 어른들은 걱정이 많다.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학생 수는 분명 눈에 띄게 늘었지만, 그 동안 기울인 노력에 걸맞는 종착지에 안착한 2세대들의 숫자는 기대치를 밑돌기 때문이다. 삶을 주류와 비주류로 나누는 이분법적 발상은 분명 유치한 구석이 있다 해도, ‘학벌’ 대비 버젓한 직장을 잡지 못하는 한인 2세대가 적지 않다는 것은 분명 걱정거리다. 이민자 봉사단체의 한 상담가는 “부모들이 공부만 강조하다 보니 정작 이 사회가 요구하는, 그러니까 직장을 잡기 위해 꼭 필요한 ‘스펙 쌓기’에는 소홀히 하는 경향..
캐나다 취업시장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다. 특히 이민자들에겐 더욱 그렇다. 고학력자도 예외는 아니다. 구직자들이 맞붙는 링에서는 누구나 치열한 싸움을 피할 수 없다. 안정적 생활을 위해서는 통쾌한 KO승까지는 아니더라도 작은 판정승 정도 하나는 꼭 필요하다. 승리를 위해 구직자들이 꼭 알아야 하는 것이 ‘싸움의 기술’이다. 회계사 백기욱씨는 구직 희망자들, 특히 회계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싸움의 기술을 전수해준다. “95년에 UBC(커머스 과정) 대학원으로 유학 왔다가 이민까지 하게 됐어요. 큰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밴쿠버에서의 삶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취직이 덜컥 되는 것은 아니다. 졸업 후에는 이력서를 보내고 결과를 기다리는 일이 반복된다. “캐나다 취..
낯선 길을 운전할 때, 성능 좋은 네비게이션은 훌륭한 조력자가 된다. 네비게이션이 시키는 대로만 움직이면, 초행길도 익숙해진다. 생소한 분야에 진출하고자 하는 예비 창업자에게도 네비게이션 같은 존재는 절실하다. 14년간 세탁업에 종사하고 있는 손병헌씨도, 비즈니스라는 전쟁터에 첫 발을 내딛고자 하는 이들에겐 늠름한 길 안내자가 되어줄 수 있는 한 명이다. 손씨는 현재 재향군인회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73년 밴쿠버로 이민 온 손병헌씨에게도 ‘첫 시작’은 있었다. 정보나 자금력 모두 부족하던 때였다. 그 역시 백지에서 출발했다. 그 백지에 자신만의 지도를 새기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엔 버섯농장에서 일했고, 기계제작소에도 다녔습니다. 저만의 사업을 시작한 건 나중 일이었어요. 80년, 캘거..
천혜의 자연경관과 훌륭한 교육제도, 그리고 저소득층을 위한 다양한 복지정책은 밴쿠버가 자랑하는 최대 매력이다. 이 부분에 반해 많은 이민자들이 밴쿠버를 동경하고 연애를 걸곤 한다. 하지만 연애기간이 길어질수록 한두 가지 다툼이 생겨나는 것도 사실. 갈등은 대부분 먹고사는 문제에서 비롯된다. 특히 ‘실탄’이 비교적 부족한 새 이민자들에게 이 문제는 은근슬쩍 넘어갈 수 없는 숙제이기도 하다. 이 숙제를 풀기 위해 백승화씨가 선택한 직장은 관리형 학원과 유학원이었다. “제 이민생활은 2006년 말에 본격적으로 시작됐어요. 2001년에 잠시 랜딩했는데, 결혼문제로 한국에 갔다가 다시 돌아온 거죠. 이민 후 처음에는 창업도 생각해 봤지만, 밴쿠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저한테는 취직이 더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결..
밴쿠버 치기공 업계에서 한인들의 입지는 꽤나 공고하다. 한국계 치기공사의 밴쿠버 공략은 지난 1970년대 시작됐고, 1990년대 중반 들어 가속화됐다. 밴쿠버에서 치기공사(denturist or dental technician)로 일하는 것은 표면상 쉽다. 만약 한국에서 관련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렵지 않다. 밴쿠버 시장을 선점한 선배들이 이민 후배들을 끌어주는 경우도 흔하다. 밴쿠버에서는 밴쿠버커뮤니티칼리지(VCC) 치기공 2년 디플로마 과정이 개설돼 있다. VCC는 자타공인 밴쿠버 최고의 공립 직업학교로 학비가 비교적 싸고 졸업 후 취직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입학 대기 시간이 길다는 점이 흠이다. 치기공 과정이 항시 열려 있는 것도 아니다. VCC 진학을 고려 중이라면 이 점..
‘음악 치료사’(Music therapist)는 충분히 익숙한 직업이지만, 그 속세계는 여전히 낯선 구석이 있다. 음악 치료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하는지, 이후에는 어디에서 일하게 되고 어떤 대우를 받게 되는지, 또 어떤 병을 고치게 되는지 등이 이 직업을 둘러싼 흔한 궁금증이다. 밴쿠버에서 음악 치료사로 활동 중인 김남교씨는 “흔히들 얘기하는 난치병은 음악 치료사의 통상 치료 영역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녀가 말하는 음악 치료사의 주업무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사회와 단절된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일’이다. 자폐나 다운증후군 혹은 기타 발당 장애 가진 아동들이나 치매 노인들도 김남교씨가 관심을 보여야 하는 대상이다. 그녀는 “제가 만나는 아이들 중 상당수가 세상의 언어로는 인사조차..
식당을 여는 일은 어딘가 만만해 보이는 구석이 있다. 음식 맛이 그런대로 괜찮고 친절하기만 하면 손님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가 현실화됐다는 얘기는 자주 접하기 어렵다. 뭣 모르고 덤볐다가 쓴맛만 봤지,라는 하소연에 우리는 더욱 익숙하다. 때문에 식당 창업 희망자는 계획을 본격적으로 옮기기 전, 업계 선배로부터 성공 노하우를 전수받는 게 중요하다. 해당 ‘선배 리스트’에는 써리에 위치한 뷔페 식당 ‘서울회관’의 정재창 대표도 포함돼 있다. 정 대표의 시작은 소박했다. 그는 10여년 전 아들과 단 둘이서 ‘김밥천국’이라는 자그마한 가게를 열었다. 장소는 코퀴틀람 핸더슨몰로, 창업 희망자들에게는 그닥 인기 있는 장소는 아니었다. 정 대표는 “식당 창업 시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