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경찰 되기

캐나다에서는 ‘학교 성적이 좋아서 출세했다’는 얘기가 그다지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습니다. 물론 공부 잘해서손해볼 건 없겠지요. 직업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있어서는 시험 결과가 꽤 유용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공부만 잘한다고 해서 곧바로 꿈이 현실화되는 것은 ‘단언컨대’ 아닙니다. 경찰 공무원이될 수 있는지 여부도 성적만으로는 판가름이 불가능합니다.

 

우선 캐나다에서 경찰의 위상은 한국과는 큰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범죄자에 대한 수사권이나 기소권이 보장되어 있는데다 보수도 매우 두둑한 편에 속하지요. 근무 여건만 놓고 보면 이곳 순경 자리가 한국의 총경보다훨씬 낫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밴쿠버에서 경찰은 크게 세 형태인데, 연방정부 산하에 있는 RCMP가 그 중 하나입니다. 이 밖에 메트로밴쿠버를 이루는 몇몇 도시에 소속된 경찰이 있고(예를 들어 밴쿠버경찰인 VPD, 대중교통 공기업이라 할 수 있는 트랜스링크에서 관리하는 트랜짓폴리스가 있습니다. 경찰 조직이 왜 나누어져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나중으로 미루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RCMP나 VPD, 그리고 트랜짓폴리스 모두 경찰로서의 역할이나 권한 등은 큰 차이가없다는 점입니다. 급여 수준도 거의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밴쿠버 경찰(VPD)의급여 봉투가 가장 두툼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VPD 자료를 살펴보면, 2017년 기준 수습 경찰의 연봉은 6만8443달러인데, 이후 4년 후에는  9만7776달러의연봉을 받게 됩니다. 여기에는 수당이 포함돼 있지 않은데요. 참고로 수당이 연봉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답니다.지난해 밴쿠버 순경의 연봉이 17만7000달러였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참고로 밴쿠버 지역 평균 주급은 지난해 8월 기준 924달러였습니다. 연봉으로 치면 4만5000달러였다는 얘긴데, 이를 보면 경찰에 대한 대우가얼마나 좋은지 감이 잡히시죠?

 

이처럼 대우가 좋다 보니 경찰을 꿈꾸는 사람들이 자연히 많겠지요? 하지만 아까도 언급했듯이 성적이 경찰이되는 유일 조건이 아닙니다. VPD의 경우 대학 1학년 과정만 마치면 일단 지원은 가능합니다. 한마디로 가방끈은 그리 길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최소 5년 정도의 사회 경험이나 자원봉사 경력 등이 없으면 경찰뺏지를 가슴에 다는 건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조이밴쿠버>가 만난 한 경찰은 “대학 졸업자나 다중언어 구사자에게는 지원 시 가산점이 주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서류 전형을 통과하면 영어, 수학, 기억력 테스트 등을 받게 됩니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체력 테스트와 인터뷰도 통과해야 하죠. 인터뷰 때는 응시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여부도 조사한다고 하니,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말씀하시길!

 

이게 다가 아니에요. 넘어야 할 산은 또 있습니다. VPD, RCMP, 트랜짓폴리스 모두 레퍼런스를 매우 중요하게생각해요. VPD를 예로 들자면 대략 30명으로부터 추천서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추천서만 받는다고 ‘미션’이완료되는 것도 아니랍니다. 이 추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대상으로 또 별도의 면접이 진행되니까요. 그러니 밴쿠버에서 경찰이 되기 위해서는 평소 주변 사람 관리가 필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