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스토리

골프 스윙 좋아지는 법 본문

세상의 모든 궁금증

골프 스윙 좋아지는 법

Myvan 2017. 7. 5. 11:13
골프의 길에 들어서게 되면 이런저런 사공들을 너무 쉽게 만나게 된다. 이들은 달인이 되는 저마다의 비법을 알려주곤 하는데, 우선 골프채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달리하는 경우가 많다. 교과서를 숙지한 사람들은 대충 이런 식으로 얘기한다.

“골프는 말이에요. 힘으로만 하는 운동이 아니에요. 공을 멀리 보내려면, 자기가 갖고 있는 힘보다는 골프채의 머리 부분, 그러니까 헤드를 더욱 잘 활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골프채를 되도록 가볍게 쥐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초보자들에겐 좀 어려운 일이죠. 골프채의 메카니즘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작은 공 하나 그린 위로 올려 보겠다는 게 전부인데, 메카니즘이라는… 평소에는 잘 쓰지도 않는 단어까지 듣게 된다. 뭔가 미심쩍지만, 골프채를 살짝만 잡는다는 게 정석이라니까 따라해 보자. 그런데, 이게 웬걸. 골프공을 향해 가던 헤드가 마치 자유방임주의를 예찬하는 듯 자기 멋대로만 흔들린다. 이렇게 되니 생각한 대로 공을 맞추는 것조차 어렵다. 공 대신 채를 던져 보내는 것도 다반사. “에잇, 화딱지 나서 못해 먹겠네!”라는 말이 입밖으로 삐져나오려는 그 순간, 또 다른 사공이 한마디 한다. 그는 골프 프로라는 직함까지 달았다. 

“골프채를 가볍게 잡아야 한다는 얘기에 전 동의할 수 없어요. 이유는 간단해요. 드라이버의 경우 스윙 시 헤드에 전달되는 힘이 2톤에 가깝습니다. 그 무게를 지탱하려면, 골프채를 꽉 쥐는 게 옳은 방법이에요.”

이쯤 되면 입문자들은 헷갈리기 마련이다. 그래도 프로, 골프계에서는 고수라는 사람의 얘기니까 한번 믿고 따라해 보기로 한다. 골프채를 있는 힘껏 잡고 냅다 휘둘렀다. 그러기를 한달째…. 뭔가 몸이 이상하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하는 말, “갈비뼈에 금이 갔어요.”











“완벽한 스윙 위해서는 몸부터 만들어야”
신기한 일이다. 납득하기 어렵다. 스윙만 부지런히 했을 뿐인데, 왜 멀쩡하던 갈비뼈에 문제가 생긴 걸까? 골프 피트니스 트레이너로 불리는 정일영(Leon Jung·사진)씨는 아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골프 스윙에 적합한 몸이 아닌데도, 장시간 무리를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골프 스윙에 적합한 몸"은 따로 있다는 얘긴가. 게다가 골프 피트니스 트레이너라는 직업은 또 뭔가.

“흔히 피트니스라고 하면 식스팩이나 우람한 가슴 근육 같은 것을 가장 먼저 떠올릴 거에요. 그런데 골프 스윙을 잘하기 위해서는 눈에 잘 드러나는 근육보다는 보이지 않은 부분의 근력을 더욱 키워줘야 합니다. 골프 피트니스 트레이너로서 제가 하는 일이 바로 그거에요.”

비거리가 흡족한 수준이 아닐 때, 골프공이 원하는 곳 대신 러프나 벙커 쪽만 향할 때, 골퍼들은 자신의 스윙 방식에 결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윙만 교정하면 만사형통일까? 그렇지 않은 경우를 프로의 세계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골프 스윙을 하면서 거기에 맞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대부분은 스윙만 고치면 골프를 잘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죠.”

한가지만 짚고 가면 이런 믿음들이 큰 착각 위에 서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깨나 허리 회전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때, 그제서야 안정적인 스윙이 나올 수 있다는 거죠. 몸은 뻣뻣하기만 한데, 폼만 바꾸려고 하니까 진척이 없는 겁니다.”

어떤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나무가 제대로 자랄 수 있는 땅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럼 어떻게, 좀 더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무슨 자격으로 "땅"을 개간할 수 있다는 걸까. 정일영씨의 이력이 궁금했다.

“원래는 야구선수였어요. 선린상고와 한양대 야구부 소속이었고, 졸업 후에는 프로 지명까지 받았죠. 그러다가 2010년 이민을 오게 됐는데, 낯선 땅 밴쿠버에서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할 지 고민이 되더군요. 그때 처음으로 TPI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타이틀리스트가 공인하는 트레이너가 되다”
TPI는 골프업체 타이틀리스트가 소속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만든 일종의 골프 연구소다. 미국 LA에 위치한 이곳에서 선수들은 자신의 드라이버샷부터 퍼팅까지 모든 것을 점검받을 수 있다. 타이틀리스트가 이 연구소를 일반에 공개하면서 자격증 시스템이 도입됐고, 정일영씨는 그곳에서 자신의 길을 찾았다.

“TPI 자격증은 3단계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과정을 모두 마친 한국인은 다섯 명 정도로 알고 있어요. 제가 그 중 한 명이지요.”

타이틀리스트가 공식으로 인정하는 골프 피트니스 트레이너가 된 후, 그는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선수들과 함께 지난해 내내 투어를 함께 하게 됐다. 이때 박세리, 신지애 등과 만남을 가졌고, 또 다른 열두 명 프로들의 몸을 관리했다. 이 중 가장 기억나는 선수가 바로 밴쿠버 출신의 프로골퍼 김혜수(Sue Kim)다.

“올랜도에 있었는데, 김혜수 선수가 제게 배워보고 싶다며 먼저 연락이 왔어요. 다른 나라 출신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했는데, 그게 별로 만족스럽지 않았나 봐요. 어찌됐건 그 친구가 그러더군요. 선생님의 지도 방식이 내게 가장 잘 맞는 것 같다고…. 이런 얘기를 들을 때가 가장 보람됩니다.”

그런 기분을 뒤로 하고, 정일영씨는 올초 밴쿠버로 돌아왔다.  미국이라는 큰 시장에 대한 동경도 있었고, 한국으로부터의 스카웃 제의도 많았지만, 그의 선택은 밴쿠버였다.

“왜 내가 이민을 선택힜는지 그 이유를 먼저 생각하기로 했어요.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접은 후, 운동과는 전혀 동떨어진 일을 했더랬어요. 보험회사 영업직이었지요. 남들보다 더 열심히 뛴 탓에 3년만에 부지점장까지 되고, 돈도 꽤 많이 모았지만 뭔가 허전하더군요. 내가 진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것조차 알 수 없어 답답했죠. 그 궁금증을 푼 곳이 바로 밴쿠버였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저로선 강할 수밖에 없었어요.”

얼마 전 그는 "Leon Jung 골프 퍼포먼스"라는 개인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골프 선수 뿐 아니라 애호가도 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확실한 건, 골프 피트니스가 일반인들의 일상 생활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에요. 훈련을 통해 근본적으로 바른 자세를 갖게 되기 때문이지요. 한 가지 예를 들어 들자면, 척추를 바로 세우는 게 다들 중요하다고 얘기하잖아요. 그런데 그 자세를 계속 유지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아요. 이유는 척추를 잡아주는 근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그 근력을 키우면 바르게 앉고, 걷고, 생활하는 게 훨씬 쉬워집니다.”

정일영씨가 인터뷰 말미에 건넨 팁은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려야 하는 사람에겐 더욱 가치있어 보였다.




<정일영 트레이너가 말하는 생활 속 운동법>



<▲ >




<▲ >


고관절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는 운동이다. 나이가 들고 활동량이 줄면서 고관절의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원인은 고관절을 평소에 잘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일영씨의 자세 대로 10회 3세트씩 따라해 보자. 고관절이 한결 부드러워질 것이다.



<▲ >



<▲ >


가슴을 펴주고 견갑골 부분 근육을 키워주는 운동. 사진처럼 고무 밴드가 없을 경우에는, 양팔을 옆으로 편 상태에서 양손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그 손가락을 천천히 뒤로 돌리면 된다. 그렇게 돌린 상태에서 1초에서 2초간 유지한다. 이렇게 10회 3세트씩 꾸준히 하면 어깨 근육 등이 풀린다. 사진 제공=정일영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