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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트럭커 되기

Myvan 2017. 7. 12. 06:11

트럭운전사들의 수입은 비교적 좋은 편에 속한다. 한 달에 2주 정도만 일하면, 월급으로 4천달러 정도는 손쉽게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차로 화물을 운송할 경우에는, 수입이 두 배 가량 늘어난다. 이쯤 되면 누구나 귀가 솔깃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사정(?)을 잘 모르는 새 이민자라면, 트럭을 타고 대륙을 질주하는 낭만적인 꿈을 꿀 수도 있겠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돈을 버는 트럭 운전사’가 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트럭을 몰 수 있는 자격증이 있다는 것과 트럭운전사로 일한다는 것은 분명 다른 얘기다. 수표를 받으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영어는 기본, “말 못하면 일 못한다”

트럭운전을 ‘몸으로 때우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런데, 몸만 고생스러운 일이 결코 아니다.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절한 언어구사 능력이 있어야 한다. 영어를 못해도 운전은 할 수 있겠지만, 돈은 절대(!) 벌 수 없다. 트럭운전사 이정범씨도 이점을 강조한다.


“직업 특성상 국경을 자주 넘나들어야 합니다. 그때마다 당연히 영어가 필요하지요. 어디 가느냐, 무슨 짐을 싣고 가느냐, 얼마나 있을 거냐 등등 쏟아지는 질문에 전부 답할 수 있어야 하죠. 문제는, 운송회사 측과도 수시로 연락을 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배달 장소가 변경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영어를 전혀 못한다면 어떻겠어요. 당연히 이 일을 할 수 없는 거지요. 실제로 영어가 되지 않아, 일을 그만두는 사람도 꽤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경력 없다면 손해(?)볼 확률 높다

이정범씨가 처음 트럭운전대를 잡게 된 것은 지난 2007년 5월의 일이다. 경력이 2년이 채 되지 않는 새내기인 셈이다. “이 일도 경력이 없으면 시작하기 힘들어요. 운송회사 대부분이 최소 2년 이상의 경력자들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트럭운전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소위 말해 ‘초짜’들에게 기회를 주는 회사도 있다. “이런 회사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책임을 운전사에게 전가하지요. 따라서 위험부담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칫하면 큰 돈을 물어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회사 대표가 악덕업주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트럭운전사로 돈을 벌려면 감수해야 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그 놈의 경력’을 쌓기 위해서 말이다.



차 안에서 모든 것 해결, 벌칙금은 운전자 몫

이정범씨는 한 달에 2주 가량 일한다. 나머지 보름을 휴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게 낭만적으로 생각해선 곤란하다.


“한번 일을 나가면, 최소 일주일에서 길게는 보름 정도는 집에 돌아올 수 없습니다. 미국 동부까지 가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여하튼 그 동안은 차 안에서 식사부터 잠자는 것까지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합니다. 실제로는 하루 24시간 일하는 셈인 거죠.”


위험부담도 적지 않은 편이다. 폭설이 내리는 날에는 열악한 도로조건과도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딱지’를 끊는 경우도 흔하다. 미국에서는 하루 최대 11시간만 운전할 수 있는데, 배달 시간을 맞추기 위해 이를 어겨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벌칙금은 대개 운전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정범씨는 한 달에 보통 1만6000km를 달리고, 그 대가로 약 3500달러를 번다. 꽤 괜찮은 수입이다. 이씨는 자신의 일을 통해 만족을 맛보곤 한다. 자그마한 일에도 감사하는 성격 탓이다.


“저는 트럭운전이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도전해 볼만 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얘기한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킨 후에 말이죠.”




*이 글은 2009년 1월 22일에 작성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