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스토리
아줌마, 캐나다에서 회계사가 되다 본문
장정원 회계사를 만났던 사람이라면 ‘아줌마는 강하다’는 얘기에 온전히 동의하게 될 지 모른다. 60년생, 한국 나이로 50인 장정원씨는 최근 회계사(CGA) 자격증을 취득했다. 전문직에 종사하게 되었다고 해서, 그녀가 강하다는 뜻이 아니다. 그녀의 힘은 회계사 간판을 걸기까지의 과정이 설명해 준다.
예전부터 장정원씨는 마음 푹 놓고 공부만 할 수 있는 환경을 동경했다. 남들처럼 대학에 가고, 석사, 박사 학위까지 받아 강단에 서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집안 살림살이가 풍족하지 않았다. 그녀는 당시 수재들만 간다는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취직을 위해서였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2년 정도 직장생활을 한 후에야,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전공은 무역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점이 지금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을 주었지요.”
다른 평범한 여성들처럼, 결혼과 출산을 거치면서 그녀는 공부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문직에 종사하겠다는 자신의 꿈은 늘 잊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꿈을 캐나다에 정착한 후에도 소중히 간직했다.
“회계사 공부는 이민 이듬해인 96년 3월에 시작했지요. 하지만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요. 사정상 중간에 식료품점을 운영하기도 했고, 아이들 뒷바라지 때문에 공부를 계속할 수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공부를 쉬다 보니까, 점차 예전의 꿈 같은 것은 잊혀져 갔다. 일상이 편안해지다 보니 솔직히 공부 자체가 하기 싫었다. 그런 그녀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은, 바로 딸 때문이었다. 그녀의 딸은 UBC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변호사가 되기 위해 로스쿨 진학을 준비 중이다.
“딸아이가 그러더군요. 엄마가 항상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자신도 학교생활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다시 말해 제가 하나의 자극제가 되었다는 뜻이지요. 딸아이의 말이 저한테도 신선한 자극제였지요.”
2007년 9월 그녀의 도전은 다시 시작됐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당당히 손에 거머쥐었다. 어떤 이는 공부에 몰두하는 그녀에게 “무엇을 시작할 수 있는 나이는 이미 지났다”고 충고(?)했지만, 그녀는 그 말이 틀렸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녀의 성공을 한 지인은 이렇게 축하해 주었다.
“한국 아줌마의 저력을 보여줘서 함께 기뻐합니다.”
CGA가 되려면?
회계사(CGA)가 되려면, 5단계(22과목)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수하고 2명의 CGA로부터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 현재 BCIT나 랑가라 칼리지 등에서 3단계 과정까지 공부할 수 있으며, 추후 단계는 CGA협회를 통해 계속 공부할 수 있다. 회계사 수입은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정식 회계사는 아니지만 3단계 과정까지 이수한 사람도 구직에 나설 수 있는데, 연봉은 4만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회계사의 평균 연봉을 7만에서 8만달러 사이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연봉만 보고 섣불리 회계사 자격증에 도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의 적성을 먼저 고려하고, 캐나다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영어실력을 갖추었는지도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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