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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로 김동명 감독과 배우 정아영과의 만남

Myvan 2017. 7. 7. 01:29

김동명 감독도 용호상 부문에 진출한 또 한 명의 반가운 얼굴이다. 밴쿠버 국제영화제가 주목하고 있는 김 감독의 작품은 ‘피로’다. 그녀의 표현을 빌자면 찌질한 사람들의 모습을 영화 ‘피로’속에 고스란히 담고 싶었다. ‘찌질한’과 ‘피로’ 두 단어가 왠지 잘 어울린다.

“이번이 두번째 장편 작품인데, 첫 장편을 찍고나서는 한 2년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거의 공황 상태였죠.”

다시는 영화를 하지 못할 거란 두려움도 생겼다.

“첫 장편 때 제작지원을 받게 됐는데, 그 덕분에 좋은 장비를 갖추고 실력있는 스태프들과 일할 수 있었어요. 인간적으로 욕심이 많이 났죠. 그런데 영화작업에서 더 중요한 건 장비나 실력보다는 사람들과의 소통인 것 같아요. 저는 소통하는 법을 잘 몰랐어요. 그래서 많이 힘들었죠.”

초심으로 돌아오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혼자 카메라를 들고 사물을 관찰하고 영화에 연애를 걸던 그 시절 말이다. 영화와의 실연은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김 감독은 배우 정아영씨에게 손을 내밀었다. 정씨는 김 감독과 영화 ‘전병 파는 여인’을 함께 한 배우다. 김동명 감독은 이 영화로 전주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 감독의 영화 동지인 정아영씨에게 연기에 대해 물었다.

“저는 원래 연기를 지망하지 않았어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무용을 전공했고 현재도 무용을 하고 있죠. 무용이 제게 목숨 같은 것이라면, 연기는 신기하고 다소 생소한 경험인 거죠.”

이 배우, 영화를 다소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가벼움이 김 감독의 영화와 코드가 맞는 모양이다. 지나치게 진지하지 않다는 점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끌어냈다. 특히 김 감독의 이번 작품 ‘피로’에서는 그 자연스러움이 더욱 필요했다. ‘피로’에 대한 김 감독의 생각이다.

“이번 영화는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촬영됐어요. 자로 잰 듯 똑 같은 시멘트 벽에서 갇혀 지내는, 그곳에서 따분한 일상을 살고 있는 부부의 이야기에요. 그 사람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영화에 담고자 했습니다.”

김 동명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통해 자그마한 변화를 꿈꾸는 그런 감독이다.

“영화를 통해 일종의 자기고백을 하는 거죠. 그 고백이 관객들에게 그리고 제가 살고 있는 사회에게 하나의 메시지로 전달됐으면 합니다.”


*이 인터뷰는 2011년 10월 7일에 작성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