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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밴쿠버 최고 관광 명소 위슬러, 로스트레이크를 만나다

Myvan 2017. 7. 3. 14:30
어느새 가을의 중심이다. 밴쿠버가 갈아입은 옷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캐나다의 상징, 단풍이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눈이 행복해지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본격적인 우기와 함께, 거리의 색깔 역시 달라질테니 말이다. 좋아하는 계절을 묻는 친구의 질문에 약간의 망설임 없이 “가을”이라고 답한 기억이 있다면, 단풍의 짧은 수명 앞에서 더 큰 아쉬움이 느껴질 것이다. 추남추녀들을 위해 시투스카이하이웨이와 위슬러,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로스트레이크”(Lost Lake)를 선택했다.




 


로스트레이크가 말했다, “넌 내게 반했어”
시투스카이하이웨이를 또 다시 소개하는 것은 전혀 지루한 일이 아니다. 1번 고속도로 서쪽 방향 끝자락에서 위슬러 방향으로 차선을 옮기면, 도로는 곧바로 시투스카이하이웨이로 이어진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 길의 색깔이 달라진다는 건, 이미 여러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잡힌 즐거운 사실이다. 지금의 스카이하이웨이 위에는 가을과 이미 와버린 겨울이 공존하고 있었다. 운전자와 눈높이를 함께 하고 있는 길가는 단풍으로, 멀리 보이는 산꼭대기는 새하얀 눈으로 치장 중이다.  

웨스트밴쿠버를 지나친 뒤 약 100km 더 시투스카이하이웨이에 몸을 맡기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겨울 스포츠의 성지인 위슬러에 들어서게 된다. 이곳으로 오는 사이 브리타니아 박물관, 섀논폴, 브랜디와인폴 등 각양각색의 볼거리들을 접하게 되지만, 당일치기 여행자라면 위슬러가 나올 때까지 가다서다를 반복할 여유가 별로 없다. 그냥 다음을 기약하고, 곧바로 위슬러의 문을 열자. 스키장은 여전히 “여름잠”에 빠져 있지만, 위슬러 빌리지 안에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이들이 연출하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실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에도, 위슬러가 품은 작은 마을 안에서는 칙칙함을 찾아보기 어렵다. 신기하다면 신기한 경험인데, 이곳의 음식 혹은 맥주 한 잔은 꽤 그럴싸하게 다가온다. 같은 종류의 술인데도,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 밖 메트로 밴쿠버에서 맛본 것과는 그 느낌이 다르다. 누군가 왜냐고 묻는다면, “비록 짧은 여행이겠지만, 그 이유는 떠난 자만이 알아챌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그런 투박한 답변만 둘러댈 수밖에 없다.  

신기한 경험은 위슬러 빌리지에서 3,4km 떨어져 있는 로스트레이크에서 또 한 차례 하게 된다. 호수의 규모는, 버나비의 디어레이크, 코퀴틀람의 코모레이크, 그리고 앤모어의 번젠레이크와 비교하면, 좀 더 크거나 좀 더 작은 수준이다. 다시 말해 메트로 밴쿠버 어디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그런 호수라는 얘기다. 따라서 어떤이는 이렇게 투덜댈 수도 있겠다. 이것 하나 보려고, 왕복 300km 가까이 달려야 하냐고….

그런데, 또 다시 “신기”라는 단어에 기댈 수밖에 없는 비논리적인 상황이긴 하지만… 신기하게도, 로스트레이크는 그 입구에서부터 묘한 매력을 풍기며 여행자들을 끌어당긴다. 호수와 그 주변을 둘러싼 숲들은, 시투스카이하이웨이를 통과하며 보게되는 웅장한 자연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다. 사람들을 압도하지 않고,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러므로 로스트레이크에서 반드시 해야할 일이 바로 트레일을 한바퀴 걸어보는 것이다. 자전거 매나아라면, 힘차게 페달을 밟아보는 것도 행복한 경험이 될 듯 싶다. 길은 걷거나 자전거 타기에 안성맞춤이다. 경사가 심하지 않기 때문에 온가족 산책로가 되기에도 충분하다.



*이 글은 2014년 10월 15일에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