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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골퍼 리디아 고를 생각하며, 캐나다에 사는 이유 혹은 기쁨

Myvan 2017. 3. 4. 13:20

리디아 , 누구인지 다들 아시죠?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현역 최고의 여성 골퍼 한명입니다. 그녀의 골프 인생에서 전환점이 되어준 곳이 바로 여기 밴쿠버입니다. 지난 2012 15세의 리디아는 생애 처음으로 LPGA 석권하게 됩니다. 밴쿠버에서 말이죠.

 

그때 저는 작은 인연 덕분에 이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리디아 고와 마주하게 됐습니다.(이렇게까지 수퍼스타가 알았으면 연락처라도 받아둘 ^^) 클럽에서 열린 우승파티였는데, 여전히 리디아 고의 천진난만함이 선명히 기억납니다. 소지섭을 평소 흠모해 왔다는 15 소녀는 LPGA 우승 소지섭을 직접 만날 있게 됐다는 대한민국발 낭보에 몹시도 흥분했더랬습니다.

 

리디아가 밴쿠버를 떠난 후에도 그녀의 선전을 마치 일인 기쁘게 지켜봤습니다. 그녀가 골퍼로서 이뤄낸 여러 성과 중에는 지난 브라질 올림픽 은메달도 물론 포함돼 있겠지요. 은메달 획득 그녀가 언론과 가진 인터뷰는 신선했습니다. 내용을 러프하게 정리하자면, "너무 행복해서 잠을 자는 동안에도 은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 정도가 겁니다. 아직 10대인 리디아는 자신이 거둔 성취에 몹시 들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다 문득 한국계 뉴질랜드인인 리디아가 한국에서 계속 성장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물론 타고난 운동 능력과 신체 조건(성인 남자인 저보다도 손이 훨씬 컸습니다^^), 근성 등을 생각한다면 리디아 , 아니 고보경은 한국에서도 분명 최고의 골퍼로 성장했을 테죠. 하지만 은메달을 목에 걸고 밤새 기뻐할 있는 아이로는 없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아마 금메달을 따지 못한 자신에 대힌 책망, 주변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죄책감에 시달렸을지도 모릅니다. 한국과 이곳 캐나다는 올림픽 순위 매기는 방식부터 다릅니다. 캐나다는 전체 메달수를 집계해 순위를 매기는 반면, 한국은 금메달수가 우선이지요. 은메달 100개도 금메달 하나를 이겨내지 못합니다. 눈에는 스포츠를, 인생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캐나다는 개인의 성취를 중시하는 반면 한국은 등수에 집착한다고. 어는 쪽이 옳고 좋은 것인지 굳이 가리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성취를 중시하는 캐나다의 가치는 저와 가족이 이곳에서 시는 이유, 그리고 기쁨이기는 합니다.